
국립창원대학교는 14일 한국 서예계를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경남도립미술관장을 지낸 다천 김종원 선생이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글씨로 전하는 ‘忠孝家傳(충효가전)’ 편액을 국립창원대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편액은 국립창원대 도서관 1층 전시장 ‘다천관’에 전시돼 학생과 지역민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에 기증된 편액은 창원 다호리 연안김씨 문중에서 대대로 전해 온 유물이다. 기증자에 따르면 고조부 김경연(金敬淵)과 관련해 집안에 전해져 왔으며, 이후 문중 재실인 다산재에 걸려 있었다. 다산재가 소실된 뒤에는 따로 보관해 왔다.
편액은 전체 가로 144.5cm, 세로 53.5cm이며, 검은 판면에 ‘忠孝家傳’ 네 글자를 크게 돋을새김하고, 왼쪽에는 김정희의 대표적인 호인 ‘阮堂’과 ‘金正喜印’ 인영을 함께 새겼다. 본문뿐 아니라 관서와 인영까지 하나의 판면에 판각한 점이 특징이다.
국립창원대 박물관은 기증에 앞서 서예·고서화 분야 전문가의 실견 자문을 진행했다. 자문에서는 서체와 ‘阮堂’ 관서, ‘金正喜印’ 인영, 판각기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김정희의 육필 원서를 바탕으로 판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획의 굵고 가는 대비가 크면서도 결구가 엄정하고, 글자마다 크기와 무게중심에 변화를 준 점이 주목됐다.
‘충효가전’은 충과 효를 집안의 전통으로 이어간다는 뜻이다. 특히 선조를 기리는 재실에 실제로 걸렸던 편액이라는 점에서 문구의 의미와 사용 공간이 서로 맞닿아 있다.
서체에서는 ‘忠’의 강한 수직축과 하부 확장, 좁고 긴 ‘孝’, 넓고 낮은 ‘家’, 좌우 무게가 비대칭적인 ‘傳’이 특징적이다. 전체적으로는 일정한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개별 글자는 서로 다른 결구를 보여 김정희 서예와의 비교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천 김종원 선생은 최근 다산재를 복원하면서 기존 편액을 바탕으로 복각본을 제작해 재실에 다시 걸고, 기존 편액은 보존과 조사·전시를 위해 국립창원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재실에서는 복각본으로 전통과 장소성을 이어가고, 기존 편액은 대학박물관에서 보존하며 지역사회와 공유하게 됐다.
다천 김종원 선생은 “오랜 세월 집안에서 소중히 간직해 온 ‘충효가전’을 국립창원대에 기증하게 돼 뜻깊다”며 “편액에 담긴 선조들의 가르침과 우리 서예의 아름다움을 학생과 지역민이 함께 나누고 다음 세대에도 그 가치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국립창원대 박민원 총장은 “지역에서도 추사의 글씨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귀한 유물을 기증해 주신 다천 김종원 선생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립창원대는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하며 그 가치를 지역사회와 나누고, 대학과 시민이 역사와 문화를 통해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기회를 더욱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천 김종원 선생은 이번 ‘충효가전’ 편액에 이어 흥선대원군의 그림을 비롯한 소장 유물과 선생의 작품, 고문서 등을 추가로 기증할 예정이다. 국립창원대는 도서관 1층에 ‘다천관’을 마련하고, 기증 유물과 김종원 선생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특별전을 통해 기증품의 예술적·역사적 가치와 문화유산 나눔의 의미를 조명할 계획이다.

